[승소사례] 기업간 거래에서 표현대리책임 인정한 사례(서울중앙지법 2019가합40824 손해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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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법무법인 동률 작성일21-01-19 21:26 조회2,78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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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개요
- 원고는 조미식품 제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는 농산물 및 농식품 제조·유통·가공·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 원고와 피고는 2017. 8. 22. 자기상표부착상품 거래에 대하여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기본적 사항을 정하기 위한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 피고의 마케팅부장 A는 이 사건 계약에 기초하여 원고에게 상품 (이하 ‘이 사건 상품’이라 한다)의 생산을 의뢰하였다
- 원고는 위와 원고는 위와 같은 생산의뢰에 따라 2017. 9.경부터 2017. 11.경까지 이 사건 상 품을 생산하여 피고에게 위 상품 중 238,905개를 납품하고, 피고로부터 그에 관한 발주서를 교부받았으나, 위 상품 중 141,256개(이하 ‘이 사건 미인수 상품’이라 한다)는 피고가 이를 인수하지 않았다.
- 본 법무빕인은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물품대금 상당금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였습니다.
1) A가 피고를 대리하여 적법하게 발주행위를 하였다는 주장
피고는 A에게 이 사건 상품의 발주권한을 위임하였고, 원고는 A의 발주 행위에 의하여 이 사건 미인수 상품을 생산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미인수 상품 대금 388,654,2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2) A의 발주행위에 대하여 피고가 표현대리책임을 진다는 주장
설령 A에게 피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상품을 발주할 권한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A는 피고의 마케팅부장으로서 일정한 업무에 관하여 피고를 대리할 기본대리권을 가지고 있고, 원고에게는 A가 피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상품을 발주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민법 제126조에 의한 표현대리 책임을 부담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미인수 상품 대금 388,654,2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법원의 판단
1) A가 피고를 대리하여 적법하게 발주행위를 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고의 전결규정에 의하면, 상품구매에 관한 계약 및 판매가격의 전결권자는 본부장으로서 부장인 A에게 그에 관한 전결권이 없는 점, ② 위 전결규정과는 별도로 피고가 A에게 이 사건 상품의 발주권한을 수여하였음을 객관적으로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서 표지의 ‘바이어’란에 A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이나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A가 피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상품을 발주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A의 발주행위에 대하여 피고가 표현대리책임을 진다는 주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 회사 마케팅부는 사업부서로서 상품기획, 영업, 재고관리, 품질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A는 마케팅부의 부장으로서 그 업무를 총괄하였는데, 2017. 6.경 직접 고기 양념소스류 상품개발을 담당하여, 2017. 7.경 고기 양념소스 12종을 원고 회사로 하여금 OEM 방식으로 생산하게 하여 신상품으로 출시한다는 내용의 ‘고기 양념소스 기본 개발계획’을 수립한 후, 상급자인 본부장,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았다.
② 위 기본개발계획에 의하면, 매입단가, 초도 생산물량 등은 계약 시 확정할 예정이라고 되어 있고, 예상 사업량 생산 수량 합계는 8월에 생산할 초도물량에 359,000개를 더한 값이다.
2)
③ 위 기본개발계획에 기초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7.8.16. 원고 빌딩 본관에서 ‘조미식품 공급 협약식’이 이루어지고, 2017.8.22.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되었는데, 위 협약식에는 피고 측에서 대표이사와 A가 참석하였고, 위 계약서 표지의 ‘바이어’란에는
‘마케팅부 A 부장’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위 기본 거래 예약에 의하면, 개별계약은
피고가 발주연월일, 발주상품의 명칭, 사양, 수량, 단가, 납기, 납품장소 등을 기재한 발주처를 교부하고, 원고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성립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A는 위 기본개발계획에
기재된 예상 사업량이 원고에게 발주할 확정적인 수량으로 이해하고서, 매입단가를 최대한 낮추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원고가 그 수량 전체를 생산, 납품하는 것을 전제로 매입 단가를 협의·확정하면서, 원고 측에 위 기본개발계획 문건을 전달하고 그 문건에
기재된 예상 사업량을 한꺼번에(원터치로) 생산하도록 요청하였다.
④ 그 후 A는 원고가 생산한 상품수량을 통보해 오면, 통보받은 상품 전량에대하여 사후적으로 발주서를 작성하게 하고 작성된 발주서에 본인 결재 및 본부장과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는 방식으로, 2017. 8. 31.부터 2017. 10. 10.까지 원고에게 4차례에 걸쳐 발행된 발주서를 교부하고, 그 중 일부를 제외한 620,964,800원 상당의 상품 238,905개를 인수하였다.
⑤ 원고가 A의 요청에 의하여 생산한 이 사건 상품 중 위와 같이 인수되고 남은 상품은 141,256개 388,654,200원 상당이고, 한편, 피고 회사의 전결기준표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마케팅부장은 소비자상담에 관한 클레임 처리를 비롯하여 일정한 사항을 전결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비록 피고 회사의 전결기준표에 의하면, 상품구매에 관한 계약 및 판매가격 결정의 전결권은 본부장에 있지만, A는 피고 회사의 마케팅부장으로서 회사를 대리하여 일정한 사항을 처리할 수 있는 기본대리권이 있는 점, 위 기본계약서 표지의 바이어란에 ‘마케팅부 A 부장’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피고 회사 내부적으로 대표이사까지 결재한 위 기본개발계획에는 2017. 8.부터 2017. 12.까지의 예상 사업량이 기재되어 있는데, 원고는 A로부터 위 계획서까지 전달받고 거기에 기재된 예상 사업량을 한꺼번에 생산, 납품하는 것을 전제로 진석원과 단가를 협의·확정한 점, A의 생산의뢰에 따라 원고가 생산한 이 사건 상품 중 620,964,800원 상당의 238,905개에 대하여는 피고가 사후적으로 발주서를 발행하여 그 상품을 인수한 점, 원고의 담당 직원 은 2017. 9. 28.경 피고의 직원으로부터 ‘피고 대표이사가 발주서를 교부하기 전까지 이 사건 상품을 생산하지 말라고 하였다’는 취지의 말을 듣기는 하였으나, 이는 A가 원고에게 이 사건 상품에 관한 발주행위를 한 이후에 발생한 사정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로서는 피고 회사의 마케팅부장으로서 피고를 대리할 기본적 대리권을 가지고 있는 A가 피고를 대리하여 생산의뢰를 할 권한까지 있는 것으로 믿었고 그와 같이 믿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민법 제126조 소정의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의 법리에 따라 A가 한 생산의뢰에 따른 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미인수 상품 대금 388,654,2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19. 1. 17.부터 2019. 5. 31.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 부칙 제2조 제2항,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정한 연 1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 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판결의 취지 및 법무법인 동률의 역할
본 판결은 설사 적법하게 발주행위를 할 권한이 없는 자가 발주행위를 하였다 하더라도, 일정 업무에 관해 기본대리권이 있으며 상대회사가 그 담당자가 회사를 대리하여 상품을 발주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그 회사는 상대회사에 대하여 담당자가 한 생산의뢰에 따른 계약상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함으로써 민법 제126조에 의한 표현대리 책임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습니다. 본 판결은 대기업간의 소송이고 소가도 적지 않았으며 표현대리의 법리를 명시하였던 이유에서인지 판결 선고 후 법률신문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보도되기도 하였습니다.
본 법무빕인은 소송 준비단계에서부터 본 거래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여 소송을 진행하였으며, 예비적 주장인 표현대리 법리를 재판부에 설득하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본 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를 제기하였는바, 항소심의 결과는 추후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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